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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친구들 철학, 자유와 진정성에 기반한 배움

셀레스탱 프레네 (Celestin Freinet, 1896-1966)는 프랑스의 초등학교 교사이자 교육운동가입니다. 그의 철학과 이론, 활동을 기념하고 계승하기 위하여 현재 전 세계 30개국 이상의 교사, 교육운동가들이 함께 모여 지속적인 교육개혁운동을 하고 있으며, 협회와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저희 별의친구들이 국제현대학교운동협회에서 인정한 프레네클럽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공교육과 더불어 대안교육 현장에서 몇 학교들이 이 교육사상을 채택하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프레네 교육은 단지 생을 마감하기 전의 프레네 이론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프레네 정신의 전통을 이어받은 여러 나라의 교사들이 자유정신에 기초해서 창의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닫혀있는 교육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열려 있는 큰 교육의 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생활로부터 시작하는 배움

 

프레네 교육이 기존 교육과 차별되는 가장 큰 출발점은 배움이 일어나는 과정을 교사집단이나 정부가 설계한 교육과정으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다 실천적인 프레네 학급에서는 하루를 시작하는 쿠아 드 네프 (Qua de Neuf?, 새로운 소식이 있나요?)가 오늘의 교육과정의 출발점입니다. 어제 이후에 생활 속에 있었던 소재들이 오늘 함께 배울 교육주제로 선정되고 선정된 주제에 대해 함께 학습하면서 책에 있는 이론을 통해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경험에 기초해 지혜를 쌓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레네는 아동기라고 하는 것은 ‘지식의 포대를 채워야할 것 아니라 삶을 위한 경험의 전지를 채울 시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해진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고 삶속에서 자료를 찾아나가는 생활로부터 시작하는 교육을 프레네는 실천하고자 하였습니다.

 

 

2. 협동이 필수적인 배움

 

‘협동이 없는 교실은 살아있는 교실이 아니다’ 이 말은 프레네 교육운동을 30여년 실천해온 프랑스 파리의 한 교장선생님에게 들은 말입니다. 학교, 교실은 사회의 축소판이고 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관계를 통해 민주주의, 가치, 인생을 배워나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갈등은 필수적이고 부조화 또한 필수적인데, 함께 살아나가기 위해서 갈등과 부조화를 협동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곧 배움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관계에 기초한 배움 이것이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배워나가는 과정이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프레네 교육을 실천한 오래된 교사에게 한국 교사 중 한 분이 “프랑스의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교과서가 부럽다”라고 질문을 했더니, 그 분은 “교과서에 적혀있는 훌륭한 내용이 내 교실에서 실천되지 않으면 부러울 문제가 아니라 부끄러울 문제”라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프레네 교육에서는 회의, 대화가 정말 중요한 과정입니다. 함께 모여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논의하지 않고 교실에서 지낸다면 그것은 생활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단지 그 시간에 거기에 있을 뿐인 것이지요.

 

 

3. 자유에 기초한 자발성의 배움

 

한국에는 전혀 과목이 개설되어 있지 않을 뿐아니라 앞으로도 개설되기 쉽지 않은 과목 중 프레네 교육에서 실천하는 과목이 ‘자기표현’과 같은 수업입니다. 파리에 갔을 때 자신을 소개하는 선생님이 자신의 전문과목이 ‘자기표현’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프레네 교육에서 소중히 여기는 자유를 실천하기 위한 과목이라고 하였습니다. 자유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와 그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지요. 프레네 교육에서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한 가지가 무엇이냐고 저에게 묻는다면 ‘그것은 인생의 주체인 나 자신이 과연 나의 삶을 진정으로 살고 있는가를 묻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란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줄 알고 그래서 삶을 허비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프레네 교육에서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오늘 무엇을 배워야한다’라고 말하는 기회보다 ‘오늘 너희들이 배우고 싶은 것들을 말해보아라’로 말하는 기회가 더 많습니다. 이것은 아이들을 하나의 틀에 두들겨 맞추고, 그 틀에 자신을 가두지 않게함으로 인해 자유와 더불어 자발성을 갖도록 접근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몸에 밴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 과정이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흔들 수 있지만 프레네 교육은 자유를 사용할 줄 아는 것과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것을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으로 여깁니다. 이를 실천하는 대표적 방법 중 하나가 나이 어린 초등학생 시기부터 자기 학습 계획서를 자신이 쓰도록 하는 것이지요.

 

 

4. 진정성이 수월성보다 더 중요한 배움

 

프레네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어른들의 흉내를 내면서 잘하려고 하는 것을 칭찬하기보다는 아이답게 진실하게 최선을 다하여 해내는 진정성을 더 칭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평가 상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잘했나요?’ 라는 질문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최선을 다했나요?’가 중요한 것이지요. 아이들의 자발적 욕구를 꺽는 것, 아이들에게 위선적으로 행동하도록 요구하는 것, 아이들에게 어른의 평가에 의존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거짓된 자신을 만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다른 개성으로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한 가지 잣대로 기준을 정해서 평가한다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이 프레네 교육입니다.

 

또한 틀리다와 다르다의 사용에 있어 프레네는 다르다라고 하는 것을 더 강조합니다. 아이들에게 틀리다 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구나 라고 말할 수 있어야 그 아이의 배움본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과거에 틀렸다라고 했던 것 중에 이제는 옳구나 하는 것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다르고 또 그래서 풍성해지고 또 차이가 우리 자신을 더 지혜롭게 한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입니다. 프레네 교육에서 그 진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천하는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이 자유글쓰기입니다. 글은 수많은 세월동안 공포와 억압의 장치였지요. 아이들에게 글에 대한 공포를, 글을 통한 억압을 만들지 않고, 자유를 통해 치유적 글쓰기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자유글쓰기입니다. 자유글쓰기는 수천가지 방식이 있고 자유글쓰기 뿐 아니라 다양한 자유표현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것은 잘하나, 못하나로 압박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그러므로 즐거운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5. 어른이 아이보다 언제나 더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배움

 

거짓말은 아이보다 어른이 더 많이 하고,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더 진실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보다 어른이 언제나 옳고 더 많이 알고,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매우 불편할 수 있지만 우리는 아이들을 통하여 배우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자신과 다른 시대를 통해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과거를 살아왔던 어른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모두 알고 있을 수 없습니다. 이 시대의 아이들은 이 시대의 전문가이고 우리는 이 시대의 어른에 관해서는 전문가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이들에게 듣고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도 미래에 관해 자기 확신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오늘의 주인공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늘 옳지도, 선생님이 늘 옳지도 않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것, 이 자체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프레네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지 놀이(play)가 아니라 작업(work)이라고 하였습니다. 프레네의 눈에는 아이들의 모래성 쌓기가 단지 노는 것이 아니라 아이로서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중요한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보였던 것입니다. 특히 프레네는 ‘각성된 머리보다 능숙한 손이 나을 수도 있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공교육이나 대안교육에서 프레네를 받아들이고 창조적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것은 승자독식, 성적 서열, 입시 지상주의 등의 폐해로부터 아이들을 벗어나게할 수 있는 길이자 프레네 자신이 공교육의 교사출신으로 공립학교 내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안교육의 길을 모색하고 제시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단지 이상적인 교육이론, 철학이라기보다는 구체적으로 개발되어 있는 생활지침과 같은 개혁적 교육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지금까지 구축된 세계적인 교사들의 네트워크가 이런 실천적 모색을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자신이 진정으로 우리 자신을 살고 있는가를 반복해서 묻고 있는 프레네 교육은 아이들에게 뿐 아니라 교사, 교육운동가, 어른인 자신에게도 새로운 삶의 관점과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는 지혜의 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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