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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레터:Interview] 따뜻한 혜성별지기, 곤도 유카코

8월 26일
5분 분량

신경다양성과 관련한 이들의 다양한 강점을 소개하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이번 인터뷰 대상은 성장학교별 한지무 별의 어머님이자

혜성별지기로 함께하고 있는 곤도 유카코 작가님입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곤도 유카코라고 하고 이름으로 아시겠지만 일본 사람입니다. 23년 전에 일본에서 왔고 또 별학교에서 혜성별지기를 한 지 벌써 3년째 정도 된 것 같은데 한지무 성장학교별 학생의 부모이기도 하고 화가이기도 합니다.

 

2.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강점과 그것으로 이룬 성과가 있다면 어떤 건지 알려주세요.

제가 가장 잘하는 거는 금방 사람과 친해질 수 있는 성격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인간관계가 좀 넓은 편인 것 같고 깊이 친해지기 때문에 제가 힘든 일이 있으면 도와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은 것 같습니다.

 

3. 일본과 한국 대학에서 모두 미술을 전공했다고 들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미술을 전공하겠다고 마음 먹은 건 늦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쯤에 진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할 때 결정된 거고요. 근데 무의식적으로 미술을 많이 접하긴 했어요. 어머니께서 미술관을 되게 좋아해서 한 달에 두 번 세 번 거의 매주 한 번씩 전시를 보러 갔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사에서 유명한 작가의 그림을 많이 봤고 별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감각적으로 이 그림이 좋다, 이거 별로다, 이게 아쉽다, 이런 말을 하는 어린이였어요. 또 그림에 관한 TV 프로그램도 어머니랑 열심히 같이 봤고 그게 쌓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하려고 해도 하고 싶어서 하는 것 같지 않은 거예요. 거짓말 없이 정말 솔직하게 그리는 거 이외에는 하고 싶은 게 없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화가가 되고 싶다고 대학교 가기 전에 말했어요. 미대 입시 준비는 고3 여름방학 때부터 늦게 해서 한 번 떨어졌어요. 근데 고집이 세 가지고 가고 싶은 대학이 하나였어요. 그 대학 이외엔 안 가고 싶어 다른 대학 시험은 안 봤고요. 재수는 진짜 열심히 했어요. 코피 터질 듯이 아침, 저녁 상관없이 맨날 그림을 그렸고 그렇게 입학할 수 있었죠.


대표 예술 작품
대표 예술 작품

4. 그동안 어떤 작품을 만들어왔는지 궁금한데 대표 작품을 하나 설명해 주세요.

2021년에 개인전 했을 때 냈던 작품인데 시어머니의 안방을 그린 그림이에요. 저의 작품은 다 제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왜 방 그림이 자화상이냐고 하면 제가 한국 며느리로서 공유된 부분이 많았고 안방에 있는 자개장이라든지 어머니의 이불 같은 것이 남의 물건 같지가 않았어요. 또 한국에는 자개장 같은 걸 혼수로 준비하고 시집에 가는 전통이 있잖아요. 그래서 자개장을 봤을 때 여성의 인생 자체인 것처럼 보였고 또 제가 시댁에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갔었거든요. 거기서 제사상도 준비하고 김치 담고 요리하고 이런 거 엄청 고생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 고생한 것이 내 고생이기도 하고 시어머니의 고생이기도 하고 모든 여성의 고생이기도 하고 그런 게 뭉쳐져서 시어머니 안방이 제 자화상이 됐습니다.

 

5. 별의친구들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프랑스에 라캉 심리학이 있어요. 그 심리학을 바탕으로 아들이 심리 상담을 했는데 상담 선생님이 알려주셨어요. 알고 보니까 그 심리학 선생님이 김현수 교장선생님과도 잘 아는 사이였더라고요. 그래서 알게 됐고 그 다음에 성장발표회에 아들 없이 갔어요. 저만 홍대 다리 소극장에 갔는데 그때 정현규 별이 점프하면서 영어로 락음악을 부르고 있었어요. 그걸 보고 반했고 이 학교는 에너지가 있고 아들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바로 입학을 결정했어요.


미술 수업 진행 사진
미술 수업 진행 사진

6. 혜성별지기로서 어떤 활동을 했나요?

일본 사람이니까 일본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고요. 제가 미술 전공이라는 걸 알게 된 선생님이 ‘그럼 미술도 좀 같이 해주시면 어떨까요?’라고 해서 미술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7. 혜성별지기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이야기해 주세요.

표현력이 많지 않던 친구가 일본어나 미술을 통해서 표현하기 시작할 때 인상 깊었어요. 말이 없었던 친구가 일본어로 표현을 많이 하거나 아니면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즐겁다고 더 그리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어요. 그 사람의 세계를 밖으로 내밀 방법이 없었지만 미술이나 일본어 수업이 계기가 되었을 때 정말 기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8. 혜성별지기로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을 이야기해 주세요.

저는 작은 변화를 찾는 걸 좋아해요. 어떤 친구가 까치 머리가 되어있는 걸 보고 ‘어젯밤에 어떤 자세로 자서 그럴까?’ 이런 걸 발견하고 거기서 재미를 찾는 걸 예로 들 수 있어요. 별의친구들 학생들도 학교 와서 작은 변화를 하나 두 개라도 발견하고 돌아가면 학교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게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좋은 거거든요. 그런 것들이 매일매일을 신선하고 즐겁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매일 똑같고 맨날 같은 사람이고 가서 뭐 해 막 이런 마음이 생기면 무기력해지잖아요. 그래서 그런 걸 발견하는 눈을 가지면은 좋을 것 같아요.

 

9. 앞으로의 인생 목표가 무엇인가요?

내년에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인전이 있어요. 전시할 그림을 15개에서 20개 정도는 완성해야 하는데 그게 지금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인터뷰 현장 사진
인터뷰 현장 사진

10. 신경다양성 청소년,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해 주세요.

신경다양성 청소년이라고 카테고리에 묶어버리는 거 자체가 너무 아쉬워요. 왜냐하면 경계는 애매하고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저 같은 경우도 실수가 많은 편이에요. 고등학교 때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새우볶음밥을 해달라 해서 만들었는데 새우를 안 넣은 거에요. 손님한테 혼나고 주방장이 같이 가서 사과하고 난리 났었거든요. 어떤 날은 계란 5개를 까라고 했는데 15개를 까버렸어요. 주방장이 다행히 화를 내시지 않았고 ‘오늘은 그럼 빵 케이크로 만들어야 되겠다.’ 이러면서 빵 케이크를 만들었고요. 누구나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게 있고 그렇기 때문에 경계는 애매한 것이라고 느껴요. 보통 사람도 똑같이 미래가 불안하고 저 같은 경우도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지 않잖아요. 결혼하고 아르바이트하고 아이 키우고 그림 그리고 매년 불안한 거예요. 내년은 아르바이트가 있을까. 어떻게 찾을까. 또 노후에 어떻게 할지 지금은 전혀 모르겠거든요. 불안하거나 미래가 안 보이거나 돈이 없거나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그게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고 그래서 경계는 있는 것 같지만 없을 수도 있다. 신경다양성을 의학적으로 편리하기 위해 나눴고 학교도 편리하기 위해 점수를 매기고 그게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인 것 같은데 본질은 거기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11. 신경다양성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과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해 주세요.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여유거든요. 시간적인 여유과 마음의 여유 두 가지인데 여유가 있어야 옆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유라는 건 빈틈이에요. 마음의 빈틈일 수도 있고 시간의 빈틈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물건을 앞에서도 볼 수 있지만 위에서도 볼 수 있고 아래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다각도로 보고 생각하는 건 빈틈이 있을 때 가능하거든요. 판단을 이상하게 빨리 내리는 게 여유가 없을 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여유를 가져야 다각도로 뭔가를 보게 되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회가 너무 빠르고 여유 없고 급하게 판단을 내리려고 하는 경향이 크잖아요. 그래서 덜 바빠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사람이 여유가 생기고 옆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뭐가 힘들어요?’ 이런 말을 할 수 있고 그래서 저는 여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2. 혜성별지기로서 별의친구들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지금까지 너무 잘해 주시는 것 같고 아이가 이 학교에 적응을 잘했어요. 다니던 학교에서는 거의 말을 못 했고 또 아침마다 가는 걸 힘들어해서 현관에서 신발만 신고 이렇게 쭈그려 앉아버렸어요. 그러면 가지 말자 해서 학교에 1년 동안 아예 안 가고 집에만 있었고 그때 저랑 ‘둘이서 그냥 놀자. 네가 즐거운 게 가장 좋다.’ 해서 알바를 많이 줄이고 돈이 없어도 엄마랑 있자. 혼자 이렇게 집에 있으면 이것저것 생각할 거 아니에요. 우울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아침부터 영화 보고, 맥도날드 가서 햄버거 먹고, 만화 보고, 같이 요리하고 이런 식으로 놀았는데 성장학교별에 왔을 때는 매일 잘 가고 수련회 같은 거 절대 안 갔던 친구가 가고 싶어 하고. 또 이제 스타칼리지 형이나 누나를 보고 웃기도 하고 막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감사한데.. 뭐를 원할까.. 선생님들이 지금보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더 있어서 작은 것을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13. 추가로 하시고 싶은 말 있으면 이야기해 주세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제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 자식을 나무로 비유할 때가 있어요. 나무는 내가 원할 때 가지가 생기지 않고 내가 원하는 이파리가 나오지도 않잖아요. 나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조직 안에서 가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환경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다는 아니잖아요. 또 같은 환경에서 나무를 심었지만 얘는 잘 크고 얘는 키가 작고 막 이럴 수도 있잖아요. 사람도 나무와 같고 본인이나 가족이 꼭 원하는 대로 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내가 나답게 커가며 그 존재 자체가 아름다웠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다음 호엔 어떤 사람과 인터뷰를 하게 될까요?

다양한 방식으로 별의친구들을 돕는

곤도 유카코 혜성별지기를 응원하며

다음 호에도 좋은 사람과의 인터뷰를 준비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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