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이야기] ADHD, 너를 사랑해
- 2025년 3월 27일
- 2분 분량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ADHD지원협회 전 대표이자 별학교 동문의 보호자, 그리고 ADHD 너를 사랑해 저자 김정현입니다. 먼저,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ADHD 아이들과 부모들을 돕기 위해 결성된 부모 모임의 대표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ADHD 성향이 있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제 아들이 처음 ADHD 진단을 받은 건 2011년이고, 제 딸이 진단을 받은 건 2014년으로 제가 ADHD와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두 아이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제는 치료를 모두 종결한 상태이고, 22살이 된 아들은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준비하고 있고, 딸은 고3 학생으로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두 아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발달 속도가 아주 느렸는데요. 특히 아들은 사회성이 매우 부족해서 엄마인 제가 느끼기에도 보통의 아이들보다 적어도 서너 살은 어리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모든 면에서 또래 아이들과 차이가 크게 났고, 그래서 학교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조금 다른 아이, 조금 이상한 아이로 낙인이 찍히면서 때로는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왕따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아이가 가진 장점은 점점 가려지고 단점만 더욱 두드러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받은 상처를 걷어내고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기까지 꼬박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지금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생활하고 있고,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받아왔던 치료와 상담 덕분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헤아리고 이해합니다.어떨 땐 평범한 아이들보다 저희 아이들이 더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주변 지인 중에는 “너희 아들은 어렸을 때 많이 아팠잖아" 하며 걱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자녀의 ADHD가 의심되지만 남편의 반대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한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는데요. 이 아이는 학교에서 친구와 싸움이 있었는데 그때 자기의 기분을 집에 와서 랩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아이의 아버지에게 이게 다 아이의 ADHD 성향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지만, 아버지는 아이에게 귀신이 씌인 거라며 점집에나 데려가 보라고 했답니다.
자신의 기분을 랩으로 표현할 정도로 창의적인 아이를 아버지는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왜 아직도 사람들은 이런 특별한 아이들을 아프게만 보는 걸까요?
제가 읽었던 책 중에 토머스 암스트롱의 [증상이 아니라 독특함입니다.]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2011년에 쓰였고, 2019년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인데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반면 엄청난 희망과 기회도 보았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질병의 프레임 속에 아이를 가두려 했던, 아이가 가진 고유한 색을 지우고, 남들이 원하는 색으로만 채우려 했던 저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이를 바라보는 편견의 눈빛을 걱정하면서 정작 제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 안에서 고통받았을 아이에게 아주 많이 미안했습니다. 이 책이 좀 더 일찍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더라면 내가 그동안 아이에게 저질렀던 실수를 조금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말 정상적인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는 누구나 스펙트럼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존재일 뿐입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뿐입니다.
획일화되고 집단주의가 강한 문화 속에서 자란 우리는 어쩌면 다름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다름을 가진 소수가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더욱 다양성을 가진 이들을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닐까요?
이번 세계 신경다양성 축하 주간이 우리에게 신경다양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신경다양인들도 신경전형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해 보려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이 함께 소중한 메시지를 나누고,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 앞장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저 또한 신경다양성의 가치를 알리고 확산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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